洪 海 里 2019. 1. 22. 06:17

 

가장 좋은 시

 

洪 海 里

 

 

아직 쓰여지지 않은 시를 위하여

말을 잡는다

 

마른 논바닥에 물이 들 듯

짐승 같은 말로

파문을 짓고 싶어

 

피가 흐르는 그늘

혀와 입술이 다 젖도록

  

입을 놀리는 것은

산 말의 짐을 부리는 것

 

도축장의 칼이 놀면

귀는 말을 하지 않아

 

뜨거운 말

살아 있는 말로 쓰는,

 

가장 달콤한 시

가장 서러운 시

 

를, 위하여 고삐를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