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왁자지껄 - 치매행致梅行 · 285
洪 海 里
2017. 9. 24. 17:31
왁자지껄
- 치매행致梅行 · 285
洪 海 里
성탄 전야 명동 거리 인파처럼
흘러가는 쓸쓸함에 대하여
그립다는 것은 기다린다는 말이고
기다린다는 것은 그립다는 뜻이니,
기다릴 그리움이 없는 사람에게
쓸쓸함이란 소금 같은 것이어서
쓸쓸하지 않으면 간 안 맞는 세상,
그러니 세상아 사람아 그리고 사랑아
쓸쓸하라 쓸쓸하라 쓸쓸하라고
아내는 내게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천수만 수천수만 새 떼 잠든 갈대밭
바람같이 서걱이는 쓸쓸함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