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海 里 2019. 1. 8. 17:44


소심 개화素心開花

洪 海 里



 

한가을 둥근달
맑은 빛살로
바느질 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밤 도와 마름하여

첫날밤 지샌
새댁
정화수
앞에 놓고
두 손 모으다

바람도 자는데
바르르
떠는
하늘빛 고운 울음
영원 같은 거

엷은 고요
무봉천의 한 자락
홀로 맑은

지상의 한뼘 자리
젖빛 향기 속
선녀 하강하다.

 

- 시집『은자의 북』(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