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海 里
2022. 4. 15. 03:13
짝
- 치매행致梅行 · 24
洪 海 里
절망과 희망은 한집에 삽니다
슬픔과 기쁨은 같은 이름입니다
고통과 즐거움은 위아래일 뿐입니다
미움과 사랑은 본시 한 몸입니다
삶과 죽음도 한 길의 여정입니다
앞과 등이 따로 보일 뿐입니다
크게 보이고 작게 보일 따름입니다
짚신도 짝이 있듯
하물며 짝이 아닌 게 없고
손바닥도 마주쳐 짝짝 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아내는 지금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