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海 里 2024. 5. 9. 07:00

시집 증정

 

洪 海 里

 

 

1969년애 나온 내 첫 시집 『투망도投網圖

정가 320원이었다

요즘 보니 경매에 나온 그 책

경매가가 30만 원이다

 

책을 소개한 글을 보면 '증정본'이라고 돼 있는데

내가 시집을 드린 분이 바로 은사 김 시인교수님

그 사이 50년 넘게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이제 경매 사이트에까지 올라오게 되었나 보다

 

80년대 초 어느 해

새 시집이 나와 동료교사에게 증정을 했더니

학기말에 자리가 바뀌어 짐을 옮겨야 하는데

내 시집이 휴지통에 처박혀 있었다

 

창피해서 몰래 꺼내 보니, 바로

고릴라란 별명의 수학선생 고가 그년이었다

돼지에게 던져 줄 걸

참 내가 눈이 삐었구나 했지.

 

- 월간 《우리詩》 2024. 7월호.(제433호)

 

* 모란 : 잠봉 박동남 시인 페북에서 옮김.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