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海 里 2025. 6. 20. 11:55

* 지리산 : 김정순 시인 촬영. 2025.06.14~17.

 

혼자 또는 홀로

 

洪 海 里

 

 

내 몸 하나

한마음 한뜻이 아니라 해도

 

자기 한 몸 외롭다고

마음에 텅 빈 자리 만들지 마라

 

마음 한구석에 쓰레기가 쌓이면

혼자서만 아프지 않겠는가

 

남은 세상 소중할 것 없다지만

그래도 통장의 시간 잔고는 확인하거라

 

몸이 아무리 악지를 부려도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말 잊지 말 것이네

 

모든 것은 스스로 흘러가나니

흐르는 대로 가거라, 혼자 또는 홀로!

 

* 하지夏至를 앞두고 이른 장마가 시작되었다.

비가 뜸한 틈을 타 막걸리 몇 병을 업고 와 마당밭의 꽃다지 오이와 고추를 안주 삼아

한잔 걸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몸뚱어리가 무엇인가?

사람의 한평생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가?

남은 생은 어떻게 살 것인가? 

아무래도 혼자 가는 인생이고 홀로 결산을 해야 할 것이니 어떻게 할 것인가?

 

* 눈 속에 핀 지리산 춘란의 꽃[雪中蘭] : 김종관 님의 페북에서 옮김. 춘란은 봄이 오는 것을 알려 주는 꽃이라 해서 보춘화報春花라고 하며 섬지방에서는 꿩밥이라고도 한다. 20여 년을 춘란을 찾아다니면서도 눈속에 피어 있는 난꽃을 본 적이 없다.(위의 사진은 꽃이 핀 다음에 눈이 온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