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소리 · 2

洪 海 里 2006. 11. 16. 17:49

소리 · 2

 

 洪 海 里

 

하늘에서
누가 피리를 불고 있다.

죽은 나뭇가지에 와서
아픔이 되는 바람의 자유.

풀밭에 달려가 물구나물 서는
맨살의 도시, 그 언어들.

풀잎아 너의 꿈은 어디 있느냐
사랑이여 부를 수 없는 노래여.

살아나라 살아나라 하며
날아가는 저 하늘의 구름 한 점.

자갈밭에 그냥 내려 스미는
혼자 깨어난 봄빗소리.

아아 하늘에서
누가 피리를 불고 있다.

 

(시집『花史記』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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