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시집 1979~1981/『원단기행元旦記行』(1981) 21

꽃을 보면 우리는 꺾고 싶어라

꽃을 보면 우리는 꺾고 싶어라 남문 꽃시장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서면 천의 해가 솟고 천의 달이 사라지며 은하의 무수한 별 떼가 명멸하고 있었다 저마다 천의무봉인 바다의 함성과 함께 파란 심장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다 버려라 버려라 버려라 순금의 시간도 경악하여 온 세상이 흔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