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159

봄날은 간다 - - 치매행致梅行 · 57

봄날은 간다- 치매행致梅行 · 57  洪 海 里사랑이란 찰나의 찬란한 착각일 뿐치사하고 유치한 당의정처럼 달기만 해서때로는 속는 것도 달콤합니다속이고 속아주는 은밀한 재미한 번쯤 그 병에 걸리고 싶어눈멀고 귀먹어 안달도 합니다물불을 가리지 못하고밤낮 눈에 밟히는 허망의 그림자에발목을 잡히는 나날손톱여물 써는 밤이면창밖엔 흰 눈이 내리고바람은 꿈을 싣고 천리를 갔습니다눈 감으면 만리 밖그리움도 가슴속에 금빛으로 반짝이지만온몸에 열꽃이 피어가시거리 제로 상태잠들면 식은땀이 강물로 흐르고시정주의보가 내린 거리를무작정 달려가는 무모의 질주별은 희망처럼 멀리 있어 빛이 나지만사랑은 희미한 그림자일 뿐이라며나의 봄날은 자늑자늑 흘러갑니다.  * 이 시를 읽으며 장사익씨가 부르는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흥얼거려본..

<서평> 인간사 모든 슬픔을 담은 시집, 『치매행致梅行』/ 조영임(중국 광서사범대 교수)

인간사 모든 슬픔을 담은 시집, 『치매행致梅行』                                                              2016.08.03. 08:58       나는 직업이 교수이고 1년 혹은 2년에 한 권 정도-그것이 번역책이든, 수필집이든- 책을 출간하다보니 이래저래 글을 쓴다는 작가로부터 저자가 사인 한 책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런데 요즘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만약 누군가로부터 친필 사인을 한 책을 받는다면 반드시 길든 짧든 서평을 써서 드려야겠다."라고. 우리는 남들로부터 좋은 물건을 선물 받으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고 기뻐하지만, 정작 몇 년 동안 고생하여 만든 한 권의 책에는 물건만큼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

[스크랩] <서평> 치매, 황홀한 유리감옥! -- 홍해리 시집『치매행致梅行』/ 손현숙(시인)

&lt;시집 서평&gt; 치매, 황홀한 유리감옥! - 홍해리 시집『치매행致梅行』 손 현 숙(시인) 선생님, 뜨거웠던 여름도 가고 이제는 아침과 저녁에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해 질 녘, 뒷산을 산책할 때는 성마른 삭정이의 매캐한 냄새가 폐부를 관통하기도 하네요. 그림자도 한결 짧..

[스크랩] 생명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 치매행 / 박수빈

&lt;해설&gt; 시집『치매행致梅行』 생명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박 수 빈 새벽빛이 열리려면 얼마나 남았을까. 뒤척이며 잠을 깨는 시인을 상상한다. 살면서 아픔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시인은 특히 통증을 앓는 이들이며, 그 속에서 ‘생의 비의’에 겸허하게 다가간다. 여명의..

[스크랩] 「말문을 닫다 -치매행致梅行 ? 3」의 `존엄한 자율성`에 대하여 / 정병성(시인)

「감상문感想-門」 「말문을 닫다 -치매행致梅行 ? 3」의 '존엄한 자율성'에 대하여 정 병 성(시인) 말[言]의 문은 입[口]인데 말문을 닫으면 한 '一'자의 들판이 된다 말 떼가 푸른 들판에 뛰어놀아야 햇빛 더욱 맑고 하늘이 푸른 법 소나기 시원스레 쏟아지고 나면 무지개도 천상과 지상을 ..

시집『치매행致梅行』표사 / 이무원(시인)

시집『치매행致梅行』表辭 부인이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을 가고 있는 것은 평생 詩만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더하여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사람도 감동할 시 쓰라고 자신의 몸을 내놓아 소신공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화답하듯 남편은 아내에게 못 다한 사랑과 자책, 반성과 기원으로 백오십여 편의 절절한 시를 써서 시집으로 엮어 내니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 시집은 어린아이가 된 아내를 데리고 절해고도絶海孤島로 유배된 시인의 절절한 일기장이요, 대답 없는 생의 무게를 두드리고 두드리는 목탁 소리로 읽힌다. 그리고 면벽 참선에 든 시인의 구도의 발자국이 보인다. - 이무원(시인) * 이 글은 이무원 시인이 지난 4월 17일 영면하기 ..

시집『치매행致梅行』표사表辭 / 임 보(시인)

洪海里 시집『치매행致梅行』표사 시집『치매행致梅行』은 시인이 매달 10편씩 만들어 16개월 동안 월간《우리詩》에 연재한 작품들이다. 아내의 아픔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경을 시인의 살과 뼈를 깎아 엮어낸 사랑의 시편들이다. 다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참회록懺悔錄이며 미리 기록해 둔 순애보殉愛譜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지아비가 한 지어미에게 쏟는 사랑의 경전經典이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경구警句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시사詩史에 오래 남을 빛나는 업적이 되리라 믿는다. - 임보 (시인) =================================== 시집『치매행致梅行』은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곁에서 돌보며 쓴 시인의 간병기다. 이는 은산철벽銀山鐵壁을 향한 기도의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