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44

<시> 풀꽃과 다이아몬드

풀꽃과 다이아몬드- 서울의 교사명에 부쳐  홍해리(洪海里)     하늘에 가는 바람과땅 속의 물로바람과 물빛보다불보다도 더 예쁜 꽃을 피우는이름없는 풀이여매일 다시 태어나는순진무구의 풀잎으로 짜여지는초록빛 영원의 일상그 심장마다 피어나는 꽃, 꽃, 꽃아침 뻐꾸기 소리같은 박수갈채와춤추는 칼과 다이아몬드는 없어도꽃잎마다 새벽이면하늘도 내려와 고이고사랑과자유과평화의 종소리가 맺혀저 팽팽한 내일을 향해하나의 빛을 던지느니수없이 많은 빛줄기그 뒤를 하느니. 시내 초·중·고교장회의 「서울의 교사명」채택중앙일보 1978. 01. 31.서울시교육위원회는 31일 창덕여고 강당에서 각급학교 교장회의를 열고 시내 초·중·고교사들 명의로 제정된 『서울의 교사명(교사명)』을 채택했다.이날 채택된 『서울의 교사명』은 ▲학생을 ..

<시> 여름 기행

여름 紀行 洪 海 里 남으로 남으로 내달리는 차창 밖 푸른 산과 산 사이 강줄기 따라 대낮의 기름기 짙은 햇덩이는 탄다 포플러 숲을 지날 때면 젊은 시인들의 합창소리 부시고 논에 든 농부들의 청동빛 손 금빛 바람이 머릴 내밀고 있다 동구 밖 한 그루 느티 아래 한 마당 쏟아지는 매미소리 소나기 할아버지 손자가 잠에 취했다 칠석이 가까운 저녁 하늘엔 견우 직녀 눈물이라도 뿌리려는지 거북이 기고 있는 저수지 바닥 불볕이 내려 타면 탈수록 쇠뜨기 바랭이 개비름은 일어서고 피사리 김매기 농약뿌리기 손은 잠시 쉬일 날이 없어도 입추 지나 살진 바람 불어오는 날 한여름의 땀방울이 알알이 익어 하느님의 곳간까지 가득 채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