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137

우이동사인방 : 네 마리의 소 / 임보

네 마리의 소 임 보林步 고불古佛 이생진李生珍은 물소포우抱牛 채희문蔡熙汶은 황소난정蘭丁 홍해리洪海里는 들소나 임보林步는 조그만 염소  * 우이동 사인방四人幇의 인물시다.고불은 섬에 미처 늘 물을 떠나지 못한 것이 마치 물소와 같다.포우는 이중섭의 그림 속에 나온 황소처럼 강렬해 보이지만 사실 양순하고,난정은 난과 매화를 즐기는 선비지만 들소와 같은 정력이 없지 않다.나 임보는 굳이 소라고 친다면 보잘것없는 염소라고나 할까.이분들의 아호는 내가 붙인 것이다. - 임보. * 늘 세속 너머를 바라다보고 있는 것 같은 임보 시인, 세속에서 말을 아끼고 그 말을 시로 풀어내는 것 같은 임보 시인은 ‘우이동 시인’ 혹은 ‘북한산의 시인’으로 불립니다.그와 함께 동인으로 모이는 ‘우이동 시인들’(임보, 이생진, 홍해..

알봄의 에피그램

알봄의 에피그램 洪 海 里  1꽃소식 봄바람은 형용사 일색주제 또는 제목이 필요 없음그것만으로도 천지에 만개함감각주의자의 세상새들은 꽃으로 울고 꽃은 새들로 웃는다. 2추상명사인 詩의 보통명사化진행형의 미래 또는 영원의 미궁곤혹, 분노, 모멸, 또는 무관심이나 동정 없음칼날 위의 무당춤. 3마침표 속에 갇힌 씨앗~~~느낌표로 옷을 벗는다최초이자 마지막 옷을 탈출하는 저 아름답고당당하고 화려하고 황홀한 섹스~~~꽃이여! 4축축한 대지의 포근한 흙가슴에 뛰는 물소리의 서정적 문체봄은 송곳과 칼날의 합창. 5달려가는 동사動詞의 말발굽소리출생과 파산 선고관능과 물질이 음악을 생산한다색깔에도 음이 있고 音에도 색깔이 있다.  - '우이동 시인들' 15집 『팔색조를 찾아서』   (1994, 동천사, 값 3,000원)

팔색조를 찾아서

팔색조를 찾아서 洪 海 里 동백숲이 섬을 덮은 지심도只心島 동백숲에 깃들이는 팔색조 동백숲에 숨어 석 달을 기다리고 또 열흘쯤 귀를 열고 있어야, 겨우 호오오잇 호오오잇, 가아헤이 가아헤이, 우는 소리를 들려주는 팔색조八色鳥 평생에 한번 운다는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 찾아서 길을 떠나네 전설 찾아서 길을 떠나네 전설 찾아 길 떠나네 우리들의 눈에 등불을 켜게 하는 무명無明의 새야 우리들의 가슴속에 숨어 사는 새야 가슴속 천년 묵은 동백나무 어느 가지에 앉아 주야로 우는 너를 찾아 밤낮없이 길을 떠나느니 역사인가 환상인가, 너는? 신화인가 현실인가, 너는? 제 영혼의 빈 머리를 이고 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 팔색조가 나는 동백숲이 하룻밤 사이에 하늘로 날아오른다면 눈이나 끔쩍할 이 있기나 하랴 팰색조 울음소..

우이동시낭송회가

우이동시낭송회가 - 작사 : 홍해리 / 작곡 : 변규백 1 북한산 밝은 정기 가슴을 열고 새 나무 꽃 바람이 우릴 부른다 슬기로운 사람들 모여서 사는 오손도손 정다운 생활의 터전 후렴 우이동 시낭송회 꽃을 피워서 꾸려가리 이곳을 시의 마을로 2 우이천 맑은 계곡 마음을 닦아 별 하나 풀 한 포기 시를 읊는다 늘푸른 가슴으로 다함께 사는 높은 뜻 다순 사랑 문화의 고장 - '우이동시인들' 제16집『깊은 골짝 기슭마다』 (1994,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