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석탑 미학
석탑 미학石塔美學 - 芝薰 선생 영전에 洪 海 里 석탑 솔밭 아래로 펄럭이던 검은 두루마기 자락 이승의 바람을 안고 저승까지 그림자를 흔드시더니 이제 술 익은 저녁 마을의 하늘자락 속으로 훌훌히 숨 놓고 떠나가시다. 항상 시와 인생의 여운을 남기시던 강의실의 낭낭한 음성 얇고 하이얀 고깔은 서러이 가슴속에 접어 두고 역사 앞에 선 고고한 지조의 깃발 훤히 펄럭이고 있었거니……. 석탑에서 가르치던 돌의 미학은 자연의 경건과 사랑과 고전의 조용한 흐름과 민족의 지조를 위해 자유 정의 진리의 불을 안고 우리 가슴속 훨훨 타 올랐거니……. 빛을 부르는 새가 되어 푸른 하늘 찾아 맑은 목청으로 어두운 땅을 밝히실 아침 잠시 죽음 앞에 눈을 뜨고 있다가, 낙엽처럼 훌훌히 돌아가시다니 아아, 지훈 선생 아아, 지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