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425

세상 사는 일

세상 사는 일 洪 海 里  혼자 저녁을 먹고 오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을사 정월 초닷새 초승달이 떠 있다 집 뒤 삼각산은 눈을 쓰고 있어나이를 몇 살 더 먹은 듯하나 힘은 더 세어 보인다 사람 사는 일너나 나나 별것 없다초승달도 금세 그믐달이 되고 만다 물은 흘러가고불은 타오르고영원한 것은 없어 살맛나는 것 아닌가.

효자손

효자손洪 海 里  너를 보면 불쑥 등이 가렵다손 닿지 않는 곳부터아닌 데 없이왠지 갑자기 온몸이 스멀스멀 가려워진다간질간질 근질근질자리자리 저리저리등 비빌 언덕도 없는 세상인데칠락팔락하는 가려움에효자가 따로없다시원해라 시원해박박벅벅 긁어 다오, 효자손!  * 손 닿지 않는 곳이 가장 가렵다.  왜?  박박벅벅 긁으면서 시원하게 살아야겠다.  효자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