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洪海里 시집『비밀』출간 洪海里 시집『비밀』출간 洪海里 시집『비밀』이 도서출판 우리글에서 '우리글대표시선 17'로 출간되었다. 140쪽에 88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정가는 8,000원이다. 남은 생을 팔팔하게 살고 싶다는 뜻으로 88편의 시를 실었다고 한다. 앞날개에 저자의 사진과 약력이 실려 있다. 洪海里 시인은 .. 시집『비밀』2010 2013.01.13
<사진> 수세미오이, 둥근잎나팔꽃, 유홍초, 여주, 왕고들빼기, 토란잎 수세미 洪 海 里 전생에 무슨 한이 그리 엮여서 한평생 몸속에 그물만 짜셨을까 베틀 위의 어머니, 북 주고 바디 치던 마디 굵은 손 나, 눈에 는개 내린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뜰 洪 海 里 토란 옆 호박꽃 옆 더덕꽃 피고 고추 옆 들깨 옆 원추리꽃 피고 대나무 옆 차나무 옆 매발톱꽃 피고 처녀치마 옆 둥굴레 옆 돌나물꽃 피고 반하 옆 달개비 옆 접시꽃 피고 백일홍 옆 구기자 옆 좀나팔꽃 피고 달맞이꽃 피고 둥근잎나팔꽃 피고 머위 옆 산나리 옆 미끈유월 지나가고 하수오 옆 수세미오이 옆 여주꽃 피고 매화나무 한창 푸르게 한산하고 쓰름매미 깽깽매미 미끌미끌 울어 쌓고 나 홀로 뜰뜰하게 기우는 한여름의 뜰. -『우리詩』2011. 8월호 시집『비밀』2010 2011.09.23
<시> 오동나무 사리 오동나무 사리 洪 海 里 삼각산 도선사 앞 산록 옛 암자터 백년 된 오동나무 성자가 서 계시다 한때는 까막딱따구리의 집이 되어 주던 나무 속살로 새끼를 품어 기르던 때 그때가 한때였을까 지금은 사리로 서서 화엄의 경을 펼치고 있다 자연의 조화를 보여 주기 위해 자연의 질서를 설법하기 위해 죽..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5월 5월 洪 海 里 무슨 한이 그리 깊어 품을 닫는지 그리움만 파도처럼 터져 나오고 밀려오는 초록 물결 어쩌지 못해 임자 없는 사랑 하나 업어 오겠네.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만추 만추晩秋 洪 海 里 늙은 호박덩이만한 그리움 하나 입 다물고 귀도 접고 다 잠든 밤 추적추적 내리는 창밖의 빗소리 구진구진 홀로서 따루는 국화주.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입동 입동立冬 洪 海 里 온 세상이 빨갛게, 잘 익은 것 보았습니다. 낙엽 깔린 스산한 길, 급하게 달려오는 칼 찬 장군의 말발굽 소리 들리고, 영혼의 밑바닥에 은빛 그리움을 채우고 있는, 흰 이빨 드러낸 나무들 가지마다 꿈을 안고 바위에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 하늘도 쨍! 소리를 내며 나지..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꿈속에서 너를 만나다 꿈속에서 너를 만나다 - 詩 洪 海 里 분명 꿈이었다 꿈속이었다 나는 꿈길에 서 있었다 꿈속에서 만난 네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른아른 눈에 어릴 뿐 긴 머릿결 짧은 치마 까만 눈동자와 보드라운 입술 따뜻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종아리 바닷속으로 깊이깊이 가라앉았는지 머리맡..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아닌 봄날에 아닌 봄날에 洪 海 里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폭죽 터져 불길로 번지는 열병 물로도 끄지 못하는 이 불에 데지 마라 네가 찍어놓는 발자국마다 벌 받을 일로 잠 못드는 나의 상처 화라락花羅落 花羅落화라락! 꽃잎이 덮고 있다.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쑥부쟁이 쑥부쟁이 洪 海 里 산등성이 돌아서 바람 가는데 해 종일 기다리는 여린 누이야 기나긴 근심 걱정 눈이 짓물러 가지 끝에 매다는 연자주 꽃잎 널 보는 이들마다 마음이 휘어 눈물 찍어 꺽꺽꺽 울음 토해도 오늘은 돌아서서 울지 말거라 쑥 내음 안섶 여민 어린 누이야. 시집『비밀』2010 2010.02.08
<시> 시월 시월 洪 海 里 가을 깊은 시월이면 싸리꽃 꽃자리도 자질자질 잦아든 때, 하늘에선 가야금 퉁기는 소리 팽팽한 긴장 속에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금빛 은빛으로 빛나는 머언 만릿길을 마른 발로 가고 있는 사람 보인다. 물푸레나무 우듬지 까치 한 마리 투명한 심연으로, 냉큼, 뛰어들지 못하고, 온 세상.. 시집『비밀』2010 2010.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