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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에 서서 / 《양양소식》 2026. 10월호

* 《양양소식》10월호에 실린 권두시는 홍해리 시인의「가을 들녘에 서서』이다.슬픈 듯 아름답고 잃은 듯 가득한 이 계절의 정취가 물씬한 작품이다.- 한상호(시인). 가을 들녘에 서서 홍 해 리洪海里 눈멀면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귀먹으면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마음 버리면모든 것이 가득하니다 주어버리고텅 빈 들녘에 서면눈물겨운 마음자리도스스로 빛이 나네.

가을 들녘에 서서

가을 들녘에 서서홍 해 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 작품과 함께 서대선 시인이 쓴 시평도 안목을 넓혀 주었다. 그러나 사람마다 품평의 기준은 다르기 마련, 나름의 평설을 시도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아하면서도 치밀하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구성과 표현의 측면에서 보면 단아하고, 내적으로 의미의 차원에서 보면 치밀하다. 외적인 구성과 표현부터 살펴보자. 이 시는 동일한 짜임새의 문장이 네 번 반복되고 있다.‘내가 ~면, 무엇이 ~하다’라는 네 문장을 평이한 표현으로 바꿔 보자. 1. 내가 눈멀면 모든 것이 아름답다2. 내가 귀먹으면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