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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은 추억이다 / 정숙영(시인)

연필은 추억이다 홍해리​​연필이 그리는 길을 가면눈이 내리고​아이들이 나와서눈 밟는 소리​무한 공간 뛰노는발자국 소리​사각사각뽀드득 뽀득​어느새 새벽 하늘동이 터오고​백지 가득 춤추는푸른 학 뗴여, 한 줄의 詩여!​ * 깊어 가는 가을! 곱게 물든 계절의 정취 속에서 마음에 오래 머무는 시 한 편을 만나본다.​이성두 시인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멀리서 홍해리 시인님이 보내오신 책이라며, 꼼꼼히 잘 읽어 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책장을 펼치니 수많은 시가 눈에 들어왔다. 먼저 목차를 살피던 중 유독 한 제목에 눈길이 머물렀다. 「연필은 추억이다」.​요즘은 좀처럼 손에 쥘 일이 없는 연필. 그 이름만으로도 오래전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련하게 되살아난다. 반가운 마음으로 시를 읽어 내려갔다.​..

한 편의 시가 또 다른 시가 되기까지 / 정숙영(시인)

한 편의 시가 또 다른 시가 되기까지정 숙 영​어젯밤, 홍해리 시인의 시집 한 권을 끝까지 읽었다.​86세의 나이에 스무 권이 넘는 시집을 펴낸 시인의 시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삶의 깊이와 성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시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머물렀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특히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며 살아온 나에게 시인의 시들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 어르신들의 삶을 바라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지금 내가 돌보고 있는 이 자리가 언젠가는 나의 자리가 되겠구나. 나 또한 저분들처럼 나이 들어가고,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삶의 마지막 시간을 맞이할 수도 있겠구나.​그럴 때마다 삶을 돌아보게 되고, 사람과 인연, 늙어감과 살아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