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106

내소사 입구에서 전어를 굽다

내소사 입구에서 전어를 굽다 홍 해 리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초가을 내소사 입구 전어 굽는 냄새 왕소금 튀듯 하는데 한번 나간 며느리 소식은커녕 단풍든 사내들만 흔들리고 있었네 동동주에 붉게 타 비틀대고 있었네.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 홍해리 시인의 시편들은 늘 언제나 다시 읽고 싶은 음미의 세상 얘기가 많다. 이 시편을 보면 요즈음 집 나간 여자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그것도 매스콤의 영향일 것으로 생각이 들지만 우리 동네 여자들도 밖으로 직장 다닌다며 몇 가옥이 유행처럼 나갔다. 여자는 집 나가면 절대 안 들어온다더니 다 키운 자식 생각 않고 그 나마 돈이란 돈을 다 챙겨서 어디론가 나가서 풍문에는 어느 노총각과 산림을 차렸다느니 하며 그런..

<시> 그녀가 보고 싶다

그녀가 보고 싶다 洪 海 里 크고 동그란 쌍거풀의 눈 살짝 가선이 지는 눈가 초롱초롱 빛나는 까만 눈빛 반듯한 이마와 오똑한 콧날 도톰하니 붉은 입술과 잘 익은 볼 단단하고 새하얀 치아 칠흑의 긴 머릿결과 두 귀 작은 턱과 가는 허리 탄력 있는 원추형 유방 연한 적색의 유두 긴 목선과 날씬한 다리 언뜻 드러나는 이쁜 배꼽 밝은 빛 감도는 튼실한 엉덩이 고슬고슬하고 도톰한 둔덕 아래 늘 촉촉 젖어 잇는 우윳빛 샘 주렁주렁 보석 장신구 없으면 어때, 홍분 백분 바르지 않은 민낯으로 나풀나풀 가벼운 걸음걸이 깊은 속내 보이지 않는 또깡또깡 단단한 뼈대 건강한 오장육부와 맑은 피부 한번 보면 또 한 번 보고 싶은 하박하박하든 차란차란하든 품안에 포옥 안기는, 한 편의 시詩. - 시집『봄, 벼락치다』(2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