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무교동武橋洞』1976 15

<시> 무교동 15

무교동 ·15  홍해리(洪海里)     대한민국의 자궁서울의 클리토리스.하늘로부터 낙낙히 나부끼는천의 만의 꽃잎들하늘의 하얀 깃발들푸른 목덜미를 내놓은 채낮의 미로를 헤매이다밤의 절벽으로음산한 침묵을 깨며 내려 앉는다내려 앉는다창백한 웃음소리들.잠자리 날개같은 하루살이들이차가운 안개에 싸여히히히 히히히 히히덕거리며자유! 정의! 평화! 하며 내리는무수한 천상의 축복의 메시지젊음의 텍스트를민주주의의 오르가즘을 위하여문을 열고 맞는 미명의 새벽바람.주홍빛 찬란한 허벅다리농자색 유방으로반짝이며 난무하는 조화의 화원여자들은 마른 꽃으로 피어나고사내들은 열심히 죽음을 연습한다날이 새고 밤이 밝는다거대한 도시위대한 도시빛의 충만을 위하여끝없이 함몰하는 저 개미들의 땀과 피별과 함께 늪 속으로 늪 속으로.벌거숭이 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