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매화꽃 시

洪 海 里 2006. 12. 10. 18:27

 

 

 

 

 

 

 

 

매화 피면 찬 하늘에 피리 소리 

 

가슴속에 절을 짓고, 달 빛을 맞네

 

달빛 젖어 흔들리는 빛나는 소멸

 

피리구멍마다 맨살의 무지개 피네 

  

  매화 피면  /  홍 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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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어여뿐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하던

희디흰 봄 햇살도

꽃잎속에 접혀있네

 

해마다

첫 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속에 묻어 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 오르네

꽃 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 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매화 앞에서  /  이 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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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지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 용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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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다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치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비단옷 감기듯이

서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암암한 옛 양자라

 

아리따운 사람이

다시 오는 듯

 

보내고 그리는 정은

싫지 않다 하더라

  

  매화송(梅花頌)  / 조 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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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처럼 곱고 서리처럼 빛이 나서

이웃까지 비추니

뜰 한구석에서 섣달의 봄을 독차지 했구나

번화한 가지 반쯤 떨어져 단장이 거의 스러진 듯

갠 눈이 갓 녹아 눈물 새로 머금었네

 

찬 그림자는 나직이 금정의 해를 가리웠고

싸늘한 향내는 가벼이 옥창의 먼지를 감췄구나

내 고향 시냇가 몇 그루

서쪽으로 만리길 떠난 사람 기다리리

 

-한국최초의 매화시-

 

  정매 (庭梅) / 최 광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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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둥그렇게 겉면을 싸고 있고

돌돌 뭉친 지구가 그 중앙에 위치하여

아무리 교활해도 그 그물을 못 벗어나는데

누린것을 굳이 찾아 새는 주머니 채운다네

류철은 거기에서 번뇌를 일으켰고

소옹은 그것으로 많은 생각 해냈다네

산문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에라도

한 그루 매화만은 그 향기 그대로 라네

 

석양빛은 날아 날아 금아의 뒤를 쫓고

푸르른 버들가지 봄바람에 하늘대네

나그네 신세지만 타향인가 싶지않아

원래 정해진 내집이야 이 세상에 없는 게지

 

구름 잠긴 바다에는 구물구물 달빛이요

청산에 봄이 드니 곳곳마다 꽃이라네

그런데 매화만은 단 한 그루 뿐이라도

그윽한 향기 두었다가 자랑할 곳 따로 있다네

 

꽃다운 못 초가집이 너무나도 허전해서

대 가꾸고 솔을 심기 거년부터 일이라네

풍진 속에 잊고 사는 모두가 취객인데

산중에만 들어가면 그게 바로 고선이지

 

아름다운 시구 찾아 소식과 겨뤄도 보고

조각 경전 뒤적이며 정현을 반박도 하며

한 그루 매화가 그렇게도 청고하기에

향 피우며 단정하게 흰구름 가에 앉았다네

 

 

  매화 /  다산 정약용 

 

 

 



 

 

출처 : 꽃섬...
글쓴이 : 은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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