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비타민 詩』2008

머나먼 슬픔

洪 海 里 2008. 7. 31. 13:50
머나먼 슬픔

 

홍 해 리 



나무들은 꼿꼿이 서서 꿈을 꾼다
꿈에 젖은 숲은 팽팽하다

숲이 지척인데 마음을 집중하지 못하고
적막에 들지 못하고
지천인 나무들에 들지 못하고

눈을 들면
푸른 게릴라들이 국지전 아닌 전면전을 감행하고 있다

녹음 아래 노금노금 가고 있는
비구니의 바구니 안
소복히 쌓이는 그늘,

그늘 속으로 이엄이엄 질탕한 놀음이 노름인 줄 모르는
한낮의
머나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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