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익조比翼鳥, 날다
홍 해 리
물 나간 갯벌 같은 병실에서
끼룩 끼이룩 끼룩 끼이룩
날이 들기를 기다리며
거동 못하는 남편의 수발을 드는
'ㄱ'자가 다 된 낡은 버커리
장성한 자식들 삐끔빼꼼 들렀다 가고
바퀴의자에 거푸집처럼 달라붙어
온종일 종종대며 맴돌고 있는
결국엔 가시버시뿐이라고
굽은 등 펴지도 못하면서
통증은 차라리 즐겨야 한다며
몸뚱이야 푸석푸석하지만
성긴 머리 아침마다 곱게 빗겨주는
거친 손
돌아다보면 죄될 일만 떠오르는
지난 세월의 푸른 하늘로
부부간은 촌수도 없는 사이라고
뭐니뭐니 해도 둘밖에 없다고
세월에 염장된 물새 두 마리
그믐달을 떠메고 날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