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번역시

[스크랩] <낭송> 봄, 벼락치다 / 낭송 : 이진숙

洪 海 里 2010. 1. 17. 05:02

 

낭송 이진숙

 

천길 낭떠러지다. 봄은.

 

어디 불이라도 났는지

흔들리는 산자락마다 연분홍 파르티잔들

역병이 창궐하듯

여북했으면 저리들일까.

 

나무들은 소신공양을 하고 바위마다 향 피워 예불 드리는데 겨우내 다독였던 몸뚱어리 문 열고 나오는 게 춘향이 여부없다 아련한 봄날 산것들 분통 챙겨 이리저리 연을 엮고 햇빛이 너무 맑아 내가 날 부르는 소리,

 

우주란 본시 한 채의 집이거늘 살피가 어디 있다고 새 날개 위에도 꽃가지에도 한자리 하지 못하고 잠행하는 바람처럼 마을의 삭도를 끼고 멍이드는 윤이월 스무이틀 이마가 서늘한 북한산 기슭으로 도지는 화병,

 

벼락치고 있다, 소소명명!

 

『산것들 분통 챙겨』이 부문을 낭송을 위하여 저자인 홍해리시인님과 의견을 통하여

『살아 있는 것들마다 화장하려고』로 수정 낭송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시집 <봄, 벼락치다> 2006년 우리글

출처 : 이진숙 詩낭송가입니다
글쓴이 : 이진숙 원글보기
메모 :

 

봄, 벼락치다 / 洪海里

  천길 낭떠러지다, 봄은.

  어디 불이라도 났는지
  흔들리는 산자락마다 연분홍 파르티잔들
  역병이 창궐하듯
  여북했으면 저리들일까.

  나무들은 소신공양을 하고 바위마다 향 피워 예불 드리

는데 겨우내 다독였던 몸뚱어리 문 열고 나오는게 춘향이

여부없다 아련한 봄날 산것들 분통 챙겨 이리저리 연을

엮고 햇빛이 너무 맑아 내가 날 부르는 소리,

  우주란 본시 한 채의 집이거늘 살피가 어디 있다고

새 날개 위에도 꽃가지에도 한자리 하지 못하고 잠행하는

바람처럼 마음의 삭도를 끼고 멍이 드는 윤이월 스무이틀

이마가 서늘한 북한산 기슭으로 도지는 화병,

  벼락치고 있다, 소소명명!

                                                -『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