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시인이여 詩人이여』2012

<시> 숫돌은 자신을 버려 칼을 벼린다

洪 海 里 2011. 4. 20. 10:47

 

숫돌은 자신을 버려 칼을 벼린다

 

洪 海 里



제 몸을 바쳐
저보다 강한 칼을 먹는
숫돌,

영혼에 살이 찌면 무딘 칼이 된다.

날을 세워 살진 마음을 베려면
자신을 갈아
한 생을 빛내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서로 맞붙어 울어야
비로소 이루는
상생相生,

칼과 숫돌 사이에는 시린 영혼의 눈물이 있다.

                     - 시집『봄, 벼락치다』(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