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惠園 申潤福의 '月下情人圖'

洪 海 里 2011. 9. 26. 12:19

 

국보 135호, '월하정인도 (月下情人圖)' 속 달의 비밀

 

 

<월하정인도>

 

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 

 
혜원 신윤복의 대표작이자 국보 135호인 '월하정인도 (月下情人圖)'

 

마침내 밝혀진 남녀의 데이트 시각 !!!

  

달빛 아래 두 남녀의 밀회를 그린 신윤복의 대표작 '월하정인도'는  

19세기 초에 그렸다고 추정만 하고 있을 뿐 정확한 연도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천문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그림 속 두 남녀가 데이트를 즐겼던 날이 몇 년 몇 월 몇 일 몇 시인지 !!

   

  

그 근거는 '달'에 숨어 있었습니다.

 

月沈沈夜三更,

달은 기울어 밤깊은 삼경인데,  

그림 속에 적힌 시간은 야3경, 자정으로 달이 가장 높이 뜨는 시간입니다. (과학시간 용어로 '남중고도') 

처마 끝 정도로 낮게 걸려 있는 건 계절이 여름임을 말해준다! 

여기서 포인트는 달의 모양인데,

저렇게 아랫부분이 가려지고 위로 볼록한 달은 월식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개기월식은 달의 왼쪽부터 가려지므로 저런 모양이 나올 수 없으니 !! 

남은 건 부분월식뿐 !!!

이 연구를 진행한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의 말을 들어보면 

신윤복의 활동시기인 18세기 중반부터 약 백년간 여름철 서울에서 일어난 부분월식은 2건, 1784년 8월 30일과 1793년 8월 21일이다.
승정원 일기에는 1784년 8월 30일엔 비가 왔지만, 1793년 8월 21일에는 월식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1784년의 경우 8월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지역에 3일 내내 비가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월식이 나타났어도 관찰할 수 없었을것이다. 

   반면 1793년 8월21일(음력 7월15일)에는 오후에 비가 그쳐 월식 관측이 가능했다.  

'승정원일기'에도 "7월 병오(丙午·15)일 밤 이경에서 사경까지 월식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교수는 "'월야밀회(月夜密會)', 정변야화(井邊夜話)' 등 다른 그림의 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신윤복은 사실과 무관한 상상의 달을 그리지 않았다"며  

"특히 '월하정인'의 위로 볼록한 달은 일상에서 거의 볼 수 없는 것인 만큼, 임의로 그런 달을 그렸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로 재현한 이날의 월식은 그림 속 달 모양과 똑같다.
혜원이 생각없이 그린 달이 아니라면 월하정인도는 18세기 말인 1793년 8월 21일 부분월식을 보고 그렸을 거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야금모행>


실제로 새벽을 배경으로 그린 그의 또 다른 그림 '야금모행'에서도 혜원은 그믐달을 정확하게 그려 날카로운 관찰력을 보여준다.  

기록으로 확인할 증거는 없지만,

현대 천문학은 미궁에 빠진 국보 그림의 나이를 분석하는데 설득력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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