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에 있는 칸트의 산책길입니다.
낙엽이 쌓여 뒹구는 늦가을, 칸트의 옆자리에 앉아 사색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 너, 우리를 돌아보며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동아일보 2019. 11. 23.)
산책 · 2
洪 海 里
한발 한발 걸어가면
발로 읽는 책 가슴속에 비단길 펼치고
눈으로 듣는 책 마음속에 꽃길을 여니
줄 줄만 아는 산 책에 줄을 대고
한없이 풀어 주는 고요를 돌아보라
줄글도 좋고 귀글이면 또 어떤가
싸목싸목 내리는 안개, 그리고 는개
온몸이 촉촉이 젖어 천천히 걸어가면
산 책 속에 나 묻히리니,
입으로 듣고 귀로 말하라
인생은 짧고 산책은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