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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사랑과 신뢰에 대한 깊은 울림 /동양일보 2020/07/14.

洪 海 里 2020. 7. 15. 16:11

부부의 사랑과 신뢰에 대한 깊은 울림 /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

  • 김미나 기자
  • 승인 2020.07.14.

홍해리 시인 ‘치매행’ 완결편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 출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

황혼 이혼, 졸혼이 유행하는 요즘의 현실에서 부부의 사랑과 신뢰의 의미에 대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시집이 나왔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보살피며 330편의 치매 연작시를 발표하고 이미 3권의 시집을 낸 바 있는 홍해리(79·사진·서울 강북구) 시인이 ‘치매행’의 완결편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를 펴냈다.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담은 이번 시집에는 모두 91편의 시가 실렸다. 이로써 2015년 '치매행' 1시집 『치매행致梅行』을 발표한 이후 2시집 『매화에 이르는 길』(2017), 3시집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에 이어 이번 시집까지 모두 421편의 치매 연작시가 완성됐다.

시집들 모두 아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현실을 마주한 나이든 시인 남편이 10년 간 아내 곁에서 홀로 지탱하며 써내려간 사랑의 서사시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며 써내려간 이번 시집에는 막막한 삶을 딛고 자신을 극복한 한 노(老) 시인의 슬픈 노래가 소박하게 담겨 있다.

홍 시인은 “시는 구체적 삶 속에서 시인이 직접 겪고 만난 기쁨과 고통, 애환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시가 따뜻한 위안이 되고 슬픈 사람에게는 기쁨의 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일남 시인은 “같은 주제로 사부곡을 이처럼 방대하게 쓴 사례는 지구상에서 처음이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청주 모충동이 고향인 그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이후 청주 세광고 등에서 영어교사로 36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1969년 시집 『투망도投網圖』를 시작으로 등단 52년을 맞이한 그는 올해 초 시집 『정곡론正鵠論』을 발표하는 등 수십 권의 시집을 펴내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놀북. 146쪽. 10,000원. 김미나 기자.

- 동양일보 2020. 0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