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洪 海 里
'처음'이라는 말이 얼마나 정겨운가요
'첫'자만 들어도 설레지 않는지요
첫 만남도 그렇고
첫 키스는 또 어때요
사랑도 첫사랑이지요
첫날밤, 첫새벽, 첫정, 첫잔
나는 너에게 첫 남자
너는 나에게 첫 여자이고 싶지요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자리에 앉아 처음으로 따르는 한잔의 술
첫 키스의 아련한 감촉처럼이나
첫날밤의 추억처럼
그렇게
잔을 들어 입술에 대는 첫잔
첫정이 트이던 시절의 상큼함만큼이나
나도 처음처럼
너도 처음처럼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면
물로 시작해 불로 끝나는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긴 여로
처음처럼 그렇게 살다 갈 수 있다면.
'洪海里 詩 다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詩》2022. 12월호 '홍해리 신작 소시집'에서 (0) | 2024.01.22 |
---|---|
신작 소시집《우리詩》2022. 1월호(415호) (0) | 2023.09.08 |
왜 이리 세상이 환하게 슬픈 것이냐 / 허향숙(시인) (3) | 2023.01.12 |
막걸리 詩 9편 (1) | 2022.07.20 |
독각대왕 (0) | 2021.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