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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 발표/ 동양일보 2023.08.22.

洪 海 里 2023. 8. 22. 17:39

29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 발표

  •  입력 2023.08.22.
 
* 29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자 이동열 님.

동양일보 당선시 : 「슬픔」
당선자 : 이동열(청주시 상당구)
시상식 : 9월 7일(목) 오전 11시 옥천군청 대회의실


29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으로 이동열(61‧사진‧청주시 상당구)씨의 시 ‘슬픔’이 선정됐습니다.
지용신인문학상은 충북 옥천이 낳은 한국시문학사의 우뚝한 봉우리 정지용(鄭芝溶‧1902년 5월 15일~1950년 9월 25일)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한국문단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시인 발굴을 위해 제정된 한국시단의 신인등용문입니다.
이번 지용신인문학상에는 해외를 비롯한 전국에서 2020편의 작품이 응모됐으며 본심은 홍해리 시인과 김용재 시인이 심사했습니다.
당선자 이동열씨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됩니다.
당선작 소개와 심사평은 동양일보 8월 28일자 10면에 게재됩니다.

●시상식
* 때: 9월 7일(목) 오전 11시 * 곳: 옥천군청 대회의실

●심사위원
홍해리 시인 · 김용재 시인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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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이동열


무심천 둑길 발자국마다
화창이 구겨진다

할머니 머리카락이 날아온 꽃송이를 피한다
하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 뒤
리어카 손잡이를 허리에 심는다.

차곡차곡 접은 종이 박스가 실렸다
날개 깨진 선풍기가 성기게 묶은 밧줄에 매달린다

머리 위를 지나간 꽃잎이 시간의 속도로 날아간다
물 따라 흘러간 꽃잎들은 어디에 있을까

짧은 치마를 입은 다리 긴 여자가 지나간다
파마머리 여자가 늘어진 가지를 잡고 할머니를 본다

할머니의 굽은 허리가 바퀴 주저앉은 리어카를 깊게 당긴다

분홍꽃잎이 멍든다

할머니는 걸음걸음 꽃잎을 그린다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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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자 이동열씨

29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으로 이동열(61‧사진‧청주시 상당구)씨의 시 ‘슬픔’이 선정됐다.
동양일보와 옥천문화원이 주관하고 옥천군이 후원하는 지용신인문학상은 충북 옥천이 낳은 한국 시문학사의 우뚝한 봉우리 정지용(鄭芝溶·1902년 5월 15일~1950년 9월 25일)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한국문단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시인 발굴을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번 공모는 해외를 비롯한 전국에서 300여명이 2020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이 중 시 ‘슬픔’은 “감정 절제의 힘이 투사되며 그래서 슬픔도 아름다운 시심의 영역으로 파급된다”는 평을 받으며 당선작에 선정됐다.
응모작들은 홍해리 시인과 김용재 시인이 심사했다. 시상식은 9월 7일 목요일 오전 11시 옥천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리며 당선자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당선소감>

“시는 오랜 구애 끝에 맺어진 인연…이제부터 시작”


자주 꿈속을 헤매곤 했습니다. 감각과 언어의 벌어진 틈에 빠져 허우적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춰보지 않은 기분이랄까요. 선생님께서는 뭘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감각이 언어가 되는 순간 말하지 않을 수 없어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삶을 감각하고 언어로 그려내곤 했습니다. 내 글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친구가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이 말에 귀를 기울이기로 합니다. 아직 어둠 속에 있는 내 시들에게 가장 먼저 사랑과 위로를 보냅니다.
저의 삶을 나눈다면 문학을 시작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세상의 너머를 보기 시작하고 삶을 좀 더 관조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수필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 그 우연한 용기에 저도 놀랐지만, 친구들은 표현하지 않아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시로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한 친구들의 첫마디가 시 공부는 언제부터 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날은 조금 바쁜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들려온 기쁜 소식에 놀란 마음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더 바쁘기만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꿈인 것 같습니다. 이 꿈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부족하지만 가능성을 열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새롭게 저의 삶을 감각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영광은 정지용 선생님을 기리고 한국문단을 이끄는 지용신인문학상과 이를 주관한 옥천문화원과 동양일보 덕분입니다. 더 깊은 침묵의 언어를 공부하겠습니다. 함께 공부하며 용기를 주신 분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공부한다는 핑계로 소홀해진 집안일에도 사랑으로 이해해 준 가족들 특히, 아내에게 이 기회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과분한 상을 받고 보니, 시는 저의 오랜 구애 끝에 맺어진 연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가 저를 계속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조금 더 시를 이해하겠습니다.

* 당선자 약력
1962년 경북 성주 출생
계명대 경제학과 졸업
아모레퍼시픽 청주양진점 대표
2회 등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2014년)

●역대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자
김철순(1회), 윤승범(2회), 김순영(3회), 최금진(4회), 김남용(5회), 장재성(6회), 박옥실(7회), 김미영(8회), 김은정(9회), 김점순(10회), 현택훈(11회), 이향미(12회), 이수진(13회), 정영애(14회), 황인산(15회), 이기호(16회), 박재근(17회), 민슬기(18회), 김관민(19회), 이상은(20회), 배정훈(21회), 한진수(22회), 강성재(23회), 박한(24회), 김혜강(25회). 이선(26회), 박청환(27회), 이영미(28회)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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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9회 지용신인문학상 시상식…이동열씨 수상

입력 2023.09.07.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29회 지용신인문학상에 이동열(61·청주시 상당구)씨의 시 ‘슬픔’이 선정됐다.
7일 옥천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황규철 옥천군수, 조석준 동양일보 사장, 유정현 옥천문화원장, 박효근 전 문화원장 등 70여 명이 참석해 당선자의 수상을 축하했다.
지용신인문학상은 한국 시문학사의 우뚝한 봉우리 정지용(1902~1950) 시인을 기리고 한국문단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시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번 공모에는 해외를 비롯한 전국에서 320명이 2020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응모작들은 홍해리 시인과 김용재 시인이 심사했다.
조석준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용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들은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며 “동양일보는 한국 문단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하는 시인들이 계속 배출될 수 있도록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황규철 군수는 “훌륭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양일보 조철호 회장께 감사드린다”며 “이동열씨는 한국현대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섬세하고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충북을 낳은 큰 시인으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당선자 이씨는 “시는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작은 문”이라며 “늘 새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열심히 시를 쓰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청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2회 등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이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당선패와 함께 상금 500만원을 수상하고 ‘슬픔’을 낭독하며 한국 문단에 시인으로 공식 등단하게 됐다.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