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3월 폭설이라 그래서 오늘은 지리산 천왕봉을 포기하고 바닥 사진을 담기로 마음을 먹고 아침 6시부터 집 도량과 주변을 돌며 지난날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한때 야생화를 담기 위해 전국을 누볐지만, 야생화에 손을 놓은 지도 약 15년쯤 된 것 같고 간혹 희귀종만 찾아 한두 장씩 담아 왔다.
모처럼 눈이 내려 지난 내 발자국의 흔적을 찾아가 보니 벌써 몇 분들이 야생화를 담으면서 손을 대고 연출을 하고 지랄발광을 다 하고 있어 한마디하고 나만의 장소로 발길을 돌렸다.
약 15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역시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잘 자라고 있었다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능선으로 발자국을 남기며 누군가 따라오다 포기하도록 유도했다.
야생화하면 누가 뭐래도 구례에서 활동하는 김해화 시인이 국내에서는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을 거다. 요즘 잘나가며 야생화 선생 작가 칭호를 받는 분들 대부분 제자다. 보면 된다.
제야 한 단계 떨어져 있었지만 그래도 김해와 시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을 거다. 초장기 때 간혹 야생화 위치를 묻기도 하고 정보를 얻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 김해화 시인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생활고 때문에 철 공일을 하다 보니 야생화 사진기하고는 멀어지니 자연적으로 이름도 사라져갔다.
이런 틈새를 제자들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이 언론 등을 잘 이용하여 명성을 얻다 보니 일반인들은 언론에 나온 분들이 대단한 분으로 착각 SNS상 이곳저곳에다 소개한다.
제자들이 스승을 뛰어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스승 없이 제자가 탄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의 법칙이며 우리 삶의 법칙이기에 스승을 욕보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랜만에 야생화를 담다 보니 노파심에서 헛소리를 좀 한 것 같다 아무튼 우리나라 야생화의 족보는 대충 이런 것이라는 것 알고 있으면 되고 여기서 중단하고
야생화의 마지막은 난초꽃을 담아보아야 비로소 야생화를 만났고 담았다고 말할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
사진기 손에 잡은 지 48년 만에 처음 설중 난초꽃 주금화를 담아보는 날이 다. 이제는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저 꽃들과 속삭이며 남은 인생을 자연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 김종관. 2025.03.19.(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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