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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詩

洪 海 里 2005. 5. 13. 10:45
바다와 詩
- 서귀포 새벽


난바다 칠흑의 수평선은
차라리 절벽이어서
바다는 대승의 시를 읊는데
나는 소승일 수밖에야
죽어 본 적 있느냐는 듯 바다는
눈물이 없는 이 아름다우랴고
슬픔이 없는 이 그리워지랴고
얼굴을 물거울에 비춰보라 하네.

제 가슴속 맺힌 한
모두어 품고 아무 일도 없는 양
말 없는 말 파도로 지껄일 때
탐방탐방 걸어나오는 수평선
밤새껏 물 위에 타던 집어등
하나 둘 해를 안고 오는 어선들
소외도 궁핍도 화엄으로 피우는
눈 없는 詩를 안고 귀항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