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에 서면 가을 들녘에 서면 홍 해 리 다들 돌아간 자리 어머니 홀로 누워 계시네 줄줄이 여덟 자식 키워 보내고 다 꺼내 먹은 김칫독처럼 다 퍼내 먹은 쌀뒤주처럼 한 해의 고단한 노동을 마친 허허한 어머니의 생生이 누워 계시네 알곡 하나하나 다 거두어 간 꾸불꾸불한 논길을 따라 겨울바람 매.. 詩選集『비타민 詩』2008 2008.07.31
가을 들녘에 서면 가을 들녘에 서면 洪 海 里 다들 돌아간 자리 어머니 홀로 누워 계시네 줄줄이 여덟 자식 키워 보내고 다 꺼내 먹은 김칫독처럼 다 퍼내 먹은 쌀뒤주처럼 한 해의 고단한 노동을 마친 허허한 어머니의 生이 누워 계시네 알곡 하나하나 다 거두어 간 꾸불꾸불한 논길을 따라 겨울바람 매섭게 몰려오는 기러기 하늘 어둠만 어머니 가슴으로 내려앉고 멀리 보이는 길에는 막차도 끊겼는가 낮은 처마 밑 흐릿한 불빛 맛있는 한 끼의 밥상을 위하여 빈 몸 하나 허허로이 누워 계시네. - 시집『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