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를 위하여 2

<들머리에> 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를 위하여

홍해리 시선집『洪海里는 어디 있는가』 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를 위하여 시는 무엇이고, 시인은 누구인가? 이제까지 시와 함께 살아오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시 쓰는 일은 육체가 행하는 것처럼 영혼이 숨쉬고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행위이다 어떤 곡해나 구속도 용납되지 않는다 어떤 이념이나 주의도 필요없다 시 쓰기는 영혼의 자유 선언이다 시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다 늘 설레면서 한편으로는 한 편 한 편으로 완성되는 이별이기 때문이다 시에서는 잘 익은 과일의 향기가 난다 그래서 한 권의 시집은 잘 갖춰진 과일전과 같다 시는 호미나 괭이 또는 삽으로 파낸 것도 있고 굴삭기를 동원한 것도 있다. 목재소를 지날 때면 나무 살 냄새가 향긋하다 나무의 피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 나온다 목이 잘리고 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