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가수에게 여가수에게 洪 海 里 한 곡조 잘 뽑기 위하여 수십 번, 아니 수천 수만 번 피를 토해야 하리 그렇게 거르고 거른 마지막 가락, 그 가락이 환상의 나라 착각의 시민을 잡는다 안개 짙은 거리에서 우리는 마약중독자가 되고 몽유병자가 되고, 그대는 세기의 최면술사 원격조종에도 문을 열고 내장을 드러내는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자동판매기 안개는 다시 는개로 내리고 사내들은 사타구니에 문신을 뜬다 검은 장미 봉우리를 하나하나 깊이깊이 박아넣는다.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