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민속박물관 2

<詩> 옹기민속박물관

옹기민속박물관 甕器民俗博物館 洪 海 里 1 길이 보인다 조상들이 넘던 먼지 풀풀 황토길 그리움으로 젖어 있는 다정한 손길과 발길이 이곳에 오면 불쌍한 누이의 눈물도 맺혀 있고 어머니의 물긷는 소리 할머니의 한숨소리도 담겨 있다 새벽 일찍 거름을 내시던 아버지의 기침 소리 할아버지 바튼 호흡 무거운 어깨 그 너머 나란히 키재기하는 곰살궂은 장독대 햇살은 언제나 따숩게 쏟아지고 잘 곰삭아 익어가는 간장 된장 고추장--- 아랫목에 별빛으로 고이는 술내음 소금독에선 소금이 생활의 간을 맞추고 큰 독마다 오곡이 피우는 무지개 곰비임비 사랑을 쌓아 올리는 백제 조선의 마을 고삿고삿 천년 하늘을 씻어내리는 흰옷 입은 사람들의 정성이여, 이곳에 오면 천년이 보인다, 천년이 들린다. 2 멋 부려 꾸미지 않고 비어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