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감옥黃金監獄 洪 海 里 나른한 봄날 코피 터진다 꺽정이 같은 놈 황금감옥에 갇혀 있다 금빛 도포를 입고 벙어리뻐꾸기 울듯, 후훗후훗 호박벌 파락파락 날개를 친다 꺽정이란 놈이 이 집 저 집 휘젓고 다녀야 풍년 든다 언제 눈감아도 환하고 신명나게 춤추던 세상 한 번 있었던가 호박꽃도 꽃이냐고 못생긴 여자라 욕하지 마라 티끌세상 무슨 한이 있다고 시집 못 간 처녀들 배꼽 물러 떨어지고 말면 어쩌라고 시비/柴扉 걸지 마라 꺽정이가 날아야 호박 같은 세상 둥글둥글 굴러간다 황금감옥은 네 속에 있다. - 시집 『황금감옥』(2008,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