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겨울, 그 칠흑의 불

洪 海 里 2006. 11. 16. 20:31

겨울, 그 칠흑의 불

 

 洪 海 里

 

줄기차던 생명의 노래,
유년의 향그런 이야기들
몸살처럼 물살져 오고
가장 곱고 아름다운 칠흑의 꿈,
그 꿈을 재우는 나무
흐느끼듯 울부짖듯
우주의 악기를 타고 있는
건강한 손가락 가락
하얀 비둘기 떼.
들어 보아라,
저 유연한 날개짓소리
어디서 들려 오는가
어두운 은하의 골짜길 이우는
잠들지 못하는 바다,
무한한 혼을 어둠 속에 묻고
모든 번뇌는 사라져
환상과 지혜도 묻어 버렸다.
또다시 모든 것을 불태울 불씨만
강물이 바다에 안기우듯
한 줌 흙 속에 묻혀 있다.

 

(시집『花史記』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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