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달래강에 가서

洪 海 里 2006. 11. 17. 04:51
 

달래강에 가서

 

 洪 海 里

 

하늘엔 부끄러움
하나 없는
갈기 무성한 말 떼
달려가는 말굽소리

문득
시린 과일의 심장
뚜욱,
떨어지고 있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중량.

지구는 온몸으로 다가오는
향그런 잡초
비늘로 강을 밝히는 은피래미 떼
눈 감고
귀 막아도
트이는 가슴.

바람은 투명한 살로
늪 위에서
갈대밭에 머리 푼 달을 얼르고
여울물소리
우수수 낙엽지는 내 가슴에
阡의 등을 밝히다.

 

(시집『花史記』1975) 

'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의 짓  (0) 2006.11.17
자귀나무송  (0) 2006.11.17
노을  (0) 2006.11.16
겨울, 그 칠흑의 불  (0) 2006.11.16
가을, 그 금간 혁명  (0) 2006.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