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수미차水味茶

洪 海 里 2006. 12. 5. 02:48

수미차水味茶 

 

차茶 떨어지자 벗이 오시네

그대가 보내 주신 차

엊그제 동이 났네

그간 찻잔에 배인 향香

아직 즐길 만하이

석간수 한잔 끓여 울궈냈으니

한잔 드시게나

수미차라 여기고, 그냥

드셔도 좋겠네, 그간

이 손에도 향이 묵고 있으니,

올해에도 곡우穀雨 때 찻잎을 모아

하늘빛과 물소리, 그리고

바람이 실어 오는

청악매, 소심란, 솔잎향을 섞어

덖고 덖은 찻봉지, 하나

보내 주시게나

풀어지는 이파리의 부드러움으로

거문고 하나 마련하겠네

여섯 줄의 침묵과 고요로

속절없는 그리움 하나

이 봄엔 하릴없이 풀어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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