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절창

洪 海 里 2006. 12. 5. 02:49

절창 


움츠린 겨울이 꿈을 안고만 있다

얼마나 쥐어짜야 눈이 내릴까

제 상처와 눈물을 다 풀어

속 깊은 그리움을 뿜어내려는가

생生의 불꽃은 하염없이 사그라들고

동지섣달 바람처럼 사라지는데

마지막 한恨을 뒤흔들 노래는

노을빛으로 산마루에 걸려 있는가

추억의 강물은 쉬임없이 흘러가고

강가 미루나뭇길 마른 개망초처럼

스스로 노래 한 가락 뽑지 못하고

돌아올 길 없는 먼 추억을 잊은 채

제자리나 지키고 있을 일인가

눈물처럼 떨어지는 아픔을 안고

성에 같이 꼿꼿한 꽃을 피우며

성탄절 전야

천지 가득 내리는 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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