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가련하고 연약한 별에서

洪 海 里 2006. 12. 6. 16:57

가련하고 연약한 별에서

 

 

오른쪽 팔목을 다친

내가 기르는 왼쪽 난초밭에는

밤낮없이 별이 떠 있습니다

가슴이 가련하고 연약한 별입니다

백성들은 입술이 푸릅니다

내가 다가가면

심장이 두근두근, 파르르 떱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번쩍이는 비수 사이

나의 말들이 먼지처럼 날다

하릴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피워내는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꽃들입니다

보이지 않는

그 꽃과 이파리에서

이슬이 고요를 굴리고 있는 걸 보면

가슴이 서늘합니다

가슴에서 얼굴까지 열이 솟구치다

꽃 이파리들이 지고 있습니다

가련하고 연약한 별에서

천년이 그렇게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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