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푸른느낌표!

洪 海 里 2006. 12. 25. 05:03

가늘고 하얀,

부드럽고 조용한 구름이

푸른 하늘에 흘러간다

그대 시선을 모아

구름이 희고 시원하게

그대 푸른 꿈속을 지나가는 것을 행복하게 느껴보라

 

가벼운 구름 / 헤르만 헷세

절망도 빛이 돌고

슬픔도 약이 되는

이 지상에 머무는

며칠간

내 곁을

꽃자줓빛 그리움으로

감싸주는

그대의 눈빛

아픔도

허기가 져

칼날로 번쩍이는

이 맑은 가을날

그리워라

아아

한줌의 적립(赤立)

 

이 맑은 날에 / 홍해리

 

-푸른느낌표! [2006]-

 

 

보라, 흰 구름은 흘러간다

잊어버린 아름다운 노래의

고요한 멜로디처럼

푸른 저 하늘을 떠돈다

 

기나긴 방랑의 길에서

나그네의 온갖 슬픔과 기쁨을

맛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저 구름의 마음을 알 길이 없으리

 

나는 태양과 바다와 바람처럼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하니

그것은 고향을 잃은 자의

누나이고 천사이기에

 

흰 구름 / 헤르만 헷세

 

 

도동항 막걸리집 마루에 앉아

수평선이 까맣게 저물때까지

바다만 바라봅니다

두 눈이 파랗게 물들어

바다가 될 때까지

다시 수평선이 떠오를 때까지

 

바다에 홀로 앉아 / 홍해리

-푸른느낌표! [2006]-

 

 

사람아

사랑아

외로워야 사람이 된다 않더냐

괴로워야 사랑이 된다 않더냐

개미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얼음판 같은 세상으로

멀리 마실갔다 돌아오는 길

나를 방생하노니

먼지처럼 날아가라

해탈이다

밤안개 자분 자분 사라지고 있는

섣달 열여드레 달을 배경으로

내 생의 무게가 싸늘해

나는 겨자씨만큼 가볍다.

 

가벼운 바람 / 홍해리

-푸른 느낌표! [2006]-

 

 

 

올 것없는 낡은 우체통에 두툼한 갈색봉투

이사온지 두해가 지나건만

이웃 나들이 하지도 않고

그저 밀린 세금고지서나 착잡하게 받아들던

우체통에 푸른느낌표!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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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꽃섬...
글쓴이 : 은비 원글보기
메모 :

* 나비를 잡아 보셔요!

겨울 나비 등에 올라타면 洪海里의 뜰로 가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