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하얀,
부드럽고 조용한 구름이
푸른 하늘에 흘러간다
그대 시선을 모아
구름이 희고 시원하게
그대 푸른 꿈속을 지나가는 것을 행복하게 느껴보라
가벼운 구름 / 헤르만 헷세
절망도 빛이 돌고
슬픔도 약이 되는
이 지상에 머무는
며칠간
내 곁을
꽃자줓빛 그리움으로
감싸주는
그대의 눈빛
아픔도
허기가 져
칼날로 번쩍이는
이 맑은 가을날
그리워라
아아
한줌의 적립(赤立)
이 맑은 날에 / 홍해리
-푸른느낌표! [2006]-
보라, 흰 구름은 흘러간다
잊어버린 아름다운 노래의
고요한 멜로디처럼
푸른 저 하늘을 떠돈다
기나긴 방랑의 길에서
나그네의 온갖 슬픔과 기쁨을
맛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저 구름의 마음을 알 길이 없으리
나는 태양과 바다와 바람처럼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하니
그것은 고향을 잃은 자의
누나이고 천사이기에
흰 구름 / 헤르만 헷세
도동항 막걸리집 마루에 앉아
수평선이 까맣게 저물때까지
바다만 바라봅니다
두 눈이 파랗게 물들어
바다가 될 때까지
다시 수평선이 떠오를 때까지
바다에 홀로 앉아 / 홍해리
-푸른느낌표! [2006]-
사람아
사랑아
외로워야 사람이 된다 않더냐
괴로워야 사랑이 된다 않더냐
개미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얼음판 같은 세상으로
멀리 마실갔다 돌아오는 길
나를 방생하노니
먼지처럼 날아가라
해탈이다
밤안개 자분 자분 사라지고 있는
섣달 열여드레 달을 배경으로
내 생의 무게가 싸늘해
나는 겨자씨만큼 가볍다.
가벼운 바람 / 홍해리
-푸른 느낌표! [2006]-
올 것없는 낡은 우체통에 두툼한 갈색봉투
이사온지 두해가 지나건만
이웃 나들이 하지도 않고
그저 밀린 세금고지서나 착잡하게 받아들던
우체통에 푸른느낌표!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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