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
동백꽃 속에는 적막이 산다 / 홍 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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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륙십에 담배불이나 다독이고
잿불이나 살리려는 사내들은
겨울바다 동백숲을 와서 볼 일이다
떨어진 꽃송이 무릎 아래 쌓여
숯불처럼 다시 타오르고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은 먹어
다리께 이끼가 퍼렇게 돋고
허리도 불을 만큼은 불어
폐경을 했음직도 한 동백나무숲
저마다 더욱 왕성한 성욕으로
가지마다 꽃을 꽂고 모닥불로 타오른다
나이들수록 눈웃음이 곱고
잘 익은 보조개 샐샐거리며
저 막강한 겨울바다 파도소리
돌아오지 않는 사내들의 외침소리
맨몸으로 서서 가슴에 묻는
나이들어도 젊은 여자들이 있다
젊어도 늙은 사내들은
겨울바다 동백숲 앞에 서서
왼종일 동백꽃이나 볼 일이다
겨울바다나 바라볼 일이다.
예송리 동백꽃 [보길도 시편] / 홍 해 리
출처 : 누가 나를 사랑하는가!
글쓴이 : 백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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