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시인이여 詩人이여』2012

<시> 난꽃이 피면

洪 海 里 2008. 7. 30. 05:10

 

 

난꽃이 피면

홍해리(洪海里)

 

 


아무도 가지 않은 눈 위를
가고 있는 사람
모든 길이 눈 속으로 사라지고
길이 없는 이승을
홀로서 가는
쓸쓸한,
쓸쓸한 등이 보인다.


진초록 보석으로 날개를 달고
눈을 감고 눈을 뜬다
만 가지 시름이 적막 속으로 사라지고
가장 지순한 발바닥이 젖어 있다
내장산 비자림 딸깍다릴 지날 때에도
영원은 고요로이 잠들어 있었거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듯
투명한 이른 봄날 이른 아침에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女人의 中心
실한 무게의 男根이 하늘에 걸려 있다.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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