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집『금강초롱』(2013)

난꽃이 피면

洪 海 里 2009. 2. 2. 06:02

난꽃이 피면

 

洪 海 里

 

 

 


아무도 가지 않은 눈 위를
가고 있는 사람
모든 길이 눈 속으로 사라지고
길이 없는 이승을
홀로서 가는
쓸쓸한,
쓸쓸한 등이 보인다.


진초록 보석으로 날개를 달고
눈을 감고 눈을 뜬다
만 가지 시름이 적막 속으로 사라지고
가장 지순한 발바닥이 젖어 있다
내장산 비자림 딸깍다릴 지날 때에도
영원은 고요로이 잠들어 있었거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듯
투명한 이른 봄날 이른 아침에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여인女人의 중심中心
실한 무게의 남근男根이 하늘에 걸려 있다.

 

'꽃시집『금강초롱』(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란紫蘭  (0) 2009.02.02
타래난초  (0) 2009.02.02
난蘭아 蘭아  (0) 2009.02.02
난蘭  (0) 2009.02.01
안개꽃  (0) 2009.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