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詩> 처음처럼

洪 海 里 2009. 5. 3. 04:34

 

 

처음처럼

洪 海 里


'처음'이라는 말이 얼마나 정겨운가요
'첫'자만 들어도 설레지 않는지요
첫 만남도 그렇고
첫 키스는 또 어때요
사랑도 첫사랑이지요
첫날밤, 첫새벽, 첫정, 첫잔
나는 너에게 첫 남자
너는 나에게 첫 여자이고 싶지요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자리에 앉아 처음으로 따르는 한잔의 술
첫 키스의 아련한 감촉처럼이나
첫날밤의 추억처럼
그렇게
잔을 들어 입술에 대는 첫잔
첫정이 트이던 시절의 상큼함만큼이나
나도 처음처럼
너도 처음처럼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면
물로 시작해 불로 끝나는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긴 여로
처음처럼 그렇게 살다 갈 수 있다면.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洗蘭軒 마당에 있는 겹꽃 紅梅입니다. 가끔 나이가 든 굵은 둥치에도 이처럼 꽃이 핍니다.

  이 매화는 이 집으로 이사를 와서 직접 심은 것으로 둘레가 90cm가 됩니다.  

  2007년 4월 6일 촬영한 것입니다. - 洪海里

 

* 오늘은 모 주조회사의 제품명으로 된 <광고詩> 작품을 올립니다.

술은 어려서부터 제사 때 음복을 하면서 입에 익히게 된 듯합니다.

술은 어른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친구들과 어울려 중국요릿집에 가서 배갈[白酒]을 마신 것이 큰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우화羽化,  우화등선羽化登仙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늘 함께 술을 마시던 운수재 형이 위에 생긴 혹을 떼어내고 나서 요즘 禁酒의 위리안치圍籬安置를 당하고 있습니다.

형의 빠른 쾌유를 빌 따름입니다.

독작獨酌이 때로는 즐거울 수도 있지만 술은 권커니자커니 주고받는 재미가 독작보다 큽니다.

요즘 술맛이 안 납니다.

처음 우화하던 때가 그립습니다.

 

2009. 5. 3. (洪海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