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성天南星
洪 海 里
남쪽 하늘에 뜬 별을 보고
첫 남자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천남성이 된 코브라 같은 여자
천의 사내들[千男性]이 저를 거쳐갔다고
그래도 첫 남자가 그립다고
젓대 소리 들리지 않아도
상반신을 곤추세워
춤을 추었던 것인가
독을 뿜으려 고개를 흔들었던 것인가
온몸이 바소[披鍼]가 되어 사내들을 째려는 듯
째려보는 저 눈
슬픔으로 가득한 저 눈
이제는 하늘 한 번 올려다보지 못하는
천남성天南星으로 피어 있는 저 여자.
*木馬 40집『개화 곁에서』(2010. 9.)
'천남성'은 '첫남성'과 음이 같아 이름을 물으면 피식 웃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게 봄에 땅속에서 솟아나올 때는 창끝 같은 껍질을 쓰고 기세 좋게 나와 잎을 편다.
그런데 싱싱하게 자라다가 가을이 되어 서리만 맞으면 이렇게 축 처지다 못해 맥을
못 추고 나동그라지는 모습 역시 남성을 닮았다.
천남성(天南星)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60cm이며, 잎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새발 모양이다. 5~7월에 녹색 꽃이 육수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붉은 장과이다. 뿌리는 약재로 쓰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위의 천남성 사진과 글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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