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천남성天南星

洪 海 里 2010. 4. 19. 05:15

 

 

천남성天南星

 

洪 海 里

 

 

남쪽 하늘에 뜬 별을 보고

첫 남자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천남성이 된 코브라 같은 여자

천의 사내들[千男性]이 저를 거쳐갔다고

그래도 첫 남자가 그립다고

젓대 소리 들리지 않아도

상반신을 곤추세워

춤을 추었던 것인가

독을 뿜으려 고개를 흔들었던 것인가

온몸이 바소[披鍼]가 되어 사내들을 째려는 듯

째려보는 저 눈

슬픔으로 가득한 저 눈

이제는 하늘 한 번 올려다보지 못하는

천남성天南星으로 피어 있는 저 여자.

 

                                                                *木馬 40집『개화 곁에서』(2010. 9.)

 

 

 

 

'천남성'은 '첫남성'과 음이 같아 이름을 물으면 피식 웃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게 봄에 땅속에서 솟아나올 때는 창끝 같은 껍질을 쓰고 기세 좋게 나와 잎을 편다.

그런데 싱싱하게 자라다가 가을이 되어 서리만 맞으면 이렇게 축 처지다 못해 맥을

못 추고 나동그라지는 모습 역시 남성을 닮았다.  


천남성(天南星)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60cm이며, 잎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새발 모양이다. 5~7월에 녹색 꽃이 육수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붉은 장과이다. 뿌리는 약재로 쓰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위의 천남성 사진과 글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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