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백飛白
洪 海 里
그의 글씨를 보면
폭포가 쏟아진다
물소리가 푸르다
언제 터질지 모를
불발탄이 숨겨져 있다
한켠 텅 빈 공간
마음이 비워지고
바람소리 들린다
펑! 터지는 폭발소리에
멈칫 눈길이 멎자
하얀 눈길이 펼쳐진다
날아가던 새들도
행렬을 바꾸어
끼룩대면서
글씨 속에 묻히고 만다
길을 잃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한 구석에보일 듯 말 듯
뒷짐지고 서 있던
그가 화선지에서 걸어 나온다.
- 시집『비밀』(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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