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시인이여 詩人이여』2012

<시> 시월

洪 海 里 2010. 10. 17. 06:17

시월

 

    洪 海 里

 

가을 깊은 시월이면

싸리꽃 꽃자리도

자질자질 잦아든 때,

 

하늘에선 가야금 퉁기는 소리

팽팽한 긴장 속에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금빛 은빛으로 빛나는

머언 만릿길을

마른 발로 가고 있는 사람

보인다.

 

물푸레나무 우듬지

까치 한 마리

투명한 심연으로, 냉큼,

뛰어들지 못하고,

 

온 세상이 빛과 소리에 취해

원형의 전설과 추억을 안고

추락,

추락하고 있다.

           -시집『비밀』(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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