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초겨울에 읽는 시 5편

洪 海 里 2010. 11. 25. 20:43

 

 

한유閑遊

 

洪 海 里



먼지 알갱이 한 알

 

반짝반짝


늦은 가을날

 

해 하나 지고

 

달 하나 안고

 

미리내 곁으로


덜거덕덜거덕 달구지 가고 있다

눈물로 씻은 천년 우주 속으로.

 

 

 

 

나이

 

 洪 海 里

 

 

 

세월을 버리면서

 

채워가는 헛재산

 

쌓고 또 쌓아 올려도

 

무너지고 마는 탑.

 

 

 

 

저무는 가을

 

洪 海 里

 

 

 

이제는 덜 보라고 눈 침침해지니

하늘은 더욱 높고

넓기만 한 세상

 

덜 듣고 살라 귀 먹먹해지고

적게 먹으라고 이도 닳아 빠지고 

 

사색  좀 하라 새벽잠 달아나고

체력 떨어지니 자꾸 움직이라고

  

세월을 버리면서

쌓아 올리는 나이탑 

저문저문 저무는 가을.

 

 

 

 

찻잔

 

洪 海 里



부드러운 네 입술에 닿으면
너는 따스한 품을 열어
동그란 호수가 된다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저 남녘의 달디단 바람의 맛과
햇빛과 놀던 물소리
다 내 몸속으로 들어와
치우치지 마라
지나치지 마라 이르고 있다
너를 가슴에 보듬어 안으면
우주가 내 안에 있어
애잎이 피어나고
물 흐르는 소리 들린다
구원으로 가는 영혼의
옆구리 따수운 세상이 된다

 

한 잔의

맑은 여운餘韻.

 

 

 

 

따뜻한 겨울


洪 海 里



김장 담가 돌담 아래 묻어 놓고

곳간 가득 연탄도 들여 놓았다. 
 

 

 

* 덩굴용담의 꽃과 열매는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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