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 홍해리
겨우내 조용하던 햇살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한다
깜짝 놀란 강물이
칼날을 번쩍이며 흘러가고
죽은 듯 움츠려 있던 나무들이
무거운 잠을 눈썹 끝에 달고
연초록 깃발을 꽂으며
시동을 걸고 있다
새들도 솜털깃을 털어내며
아름다운 전쟁 준비에 한창,
문득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타인도 정다운,
죄 될 것이 없는
그리운 남쪽 나라
멀리서 오는 이의 기침소리가 선다.
◑ 어제가 입춘이었지요. 기나긴 동지(冬至)의 어둠을 뚫고 대지가 서서히 따스한 양기(陽氣)로 돌아서는 봄의 문턱이 입춘입니다. 입춘은 24절기를 시작하는 그리고 봄 절기의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입춘은 양력으로는 2월 4일경이지만 음력으로는 섣달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하며, 윤달이 들어 있는 해에는 반드시 섣달(12월)과 정월에 입춘이 두 번 들게 됩니다. 이것을 복입춘(複立春), 또는 재봉춘(再逢春)이라고 합니다. 입춘은 사물이 왕성하게 생동하는 기운이 감도는 때이며 모든 것의 출발이고 또 한해의 시작입니다. 이런 입춘을 맞이하여 집집마다 한해의 좋은 기운이 감돌아 경사(慶事)가 넘치는 신묘년(辛卯年)이 되었으면 합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Piano Sonata No.13 in Eb major, Op.27-1 'Sonata quasi una fantasia' 베토벤 / 피아노소나타 13번 '환상곡 풍의 소나타'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Wilhelm Backhaus, Piano |
작품 개요 및 배경 하일리겐쉬타트 유서가 쓰여지기(1802) 직전인 1801년에 완성된 Op.27-1은 시기적으로는 베토벤의 초기 작품으로 분류되지만, 소나타의 형식을 다루는 그의 작곡 기법은 기존의 것을 모방하거나 답습하지 않고 자신의 뚜렷한 예술관을 갖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개척하는 작곡가의 위대한 창조력과 예술성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1악장 Andante-Allegro-Tempo I 고전적인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아닌 Andanto-Allegro-Tempo I의 3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정적이고 섬세한 부분과 격렬한 부분은 대조를 이룬다. 첫 부분에 기본화음 세 박자로 도입되는 단순한 유도에 따라 왼손 저 음의 부드러운 아르페지오 스케일로 시작되는 제1주제는 비교적 단순 하지만 정겨운 감정이 가득할 수밖에 없고 그 느낌은 무척 따뜻하다. 제2악장 Allegro molto e vivace의 이 악장 역시 ABA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3악장 Adagio con espreessione의 이 악장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린 악장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의 느린 2악장을 연상시킨다. 제4악장 Allegro vivace-Adagio-Presto 열정과 활기가 넘치는 Allegro vivace의 4악장은 전개부가 있는 론도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끝부분에 3악장의 일부가 다시 등장하고 이는 바로 presto의 coda로 이어져서 끝맺음을 하는 것(ABA 전개부 AB+3장의 재현+coda)이 매우 특징적이다. 이 마지막 악장에서는 경쾌한 리듬의 생동감을 무겁지 않은 터치로 활기차게 표현됨을 느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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