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변용詩篇

온달

洪 海 里 2013. 1. 16. 20:00

 

 

온달


 

洪 海 里
 

온달은 큰달
보름달인데 세상이 어둡어요
어두울수록
꿈으로 오는 말발굽소리
더욱 똑똑히 가슴을 울려요
어머니,
공주의 남편이면 뭘하고
임금의 사위가 되면 뭘하나요
그냥 어머니의 아들
바보 아들이면 그만이지요
무수히 날아와 박히는 돌멩이
등바닥이 과녁이 되어
웃음거리가 되어도
이 세상 끝에라도 설 수 있다면
어머니,
이 밤도 피리를 불어
저 무수한 별들을 빛나게 하고
길을 떠나야지요
어차피 사는 일이 속수무책
등 시려운 눈물의 시대
이 세상 끝끝에라도 설 수 있다면
설 수만 있다면.

 

-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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